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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 Room

고무동력기를 아이와 함께 날리다




초등학교의 추억을 되살리다

사실 나는 국민학교 세대라서 국민학교의 추억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 시절에 두세번 가량 모형비행기 대회에 나갔었다. 실을 매어 날리는 글라이더랑 고무줄 동력으로 날리는 두 형태를 모두 해봤었다.


추석의 긴 연휴에 아이들과 뭘할까 생각하던 중에 문득 고무동력기가 떠올랐다.


조금 검색해 보니 사이언스데이라는 사이트에서 적당한 동력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가지 다른 사이트도 보였는데 사이언스데이에서는 마침 1+1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8000원짜리 동력기를 하나 사면 하나 더 줬는데 가격도 부담이 없고 적절해서 다른 몇가지 상품과 함께 구매해서 집을 배송지로 선택했다.


사이언스데이 홈페이지 바로가기



▲ 아카데미사에서 만든 거다. 이런 모형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 비행기나 로봇 등의 조립 모형도 꽤 사서 만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8000원 가격이라 좀 부실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충 훝어 봐도 꽤 알뜰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 뒤로 갈 수록 좁아지는 나무 몸체와 프로펠라.


▲ 고무나 날개 살이 보인다.


▲ 날개 뼈대에 붙일 종이. 

이전에는 습자지를 사용해서 붙였었다. 그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마르면 팽팽해졌는데 그래서 분무기도 구입했었다.


한 두번 물을 뿌리고 관찰해 본 결과 이 종이는 물을 먹고 말라도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날개에 붙일 때 팽팽하게 붙이고 바로 날리면 된다. 제법 질긴 재질이라 습자지 보다는 내구성이 있었다.


▲ 조립도를 펼쳐놓기는 했는데 대부분 부품을 보고 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가 나중에 날개 길이와 종이를 맞추기 위해 날개살을 일부 분리하여 길이를 조정하는 하기도 했지만. 


▲ 날개살을 고무관을 이용해 고정할 수 있었다. 내 기억엔 당시에는 이런 부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날개에서 살이 겹치는 부분은 실로 묶어서 고정했던 것 같다.


▲ 좀 더 위에 있어야할 사진인데 모델명을 좀 더 자세히 보라고 찍은 듯.


▲ '8000원짜리 모델에 이런 부품이...'라고 감탄했던 도구.

날개를 잇는 금속 부품을 휘는 도구인데 네가지 각도로 구부릴 수 있게 되어 있다. 

만들 때는 거의 감으로 부품을 휘게했고 나중에 이 부품을 발견했다.


이렇게 30-40분 쪼물쪼물하다 보니...



마무리 : 뼈대를 다 만들고

만드는 동안 애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면서 뭔지 계속 묻더라.

비행기를 만드는 중이라고 하면서 내일 놀이터에 가서 날리자고 했다.

이런 걸 본적이 없는지라 눈을 껌뻑껌뻑이는 딸아이.. :D


▲ 날개에 실을 엮지는 않는 상태인데 앞 부분을 제외하고 주날개부분은 거의 완성되었다.


▲ 별 도구 없이 손으로 구부린 것인데 다음에 만들 녀석은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줘야겠다.


▲ 반대편 날개 부분. 오른쪽 아래에 보면 두 날개살이 고무관에 의해 고정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 날개를 좀 더 안정적으로 지지하기 위해서 인것으로 보이는 실. 날개를 횡으로 가로지르게 설치하도록 설계도는 지시하고 있다.


▲ 위에서 말한 실이 10번인데 이름이 잘 안보인다. 캠버실?

그림F에서 설치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고무동력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꼭 구매해야할 물건, 와인더.

이런 걸 몰랐을 땐 손가락으로 일일이 프로펠라를 돌렸는데 몇 번하고 나면 손가락이 아프다. 

대회에 나갔는데 상대팀이 낚시대의 줄 감는 기구 처럼 생긴 도구로 프로펠라를 손쉽게 감는 것을 보고 충격(?)받은 기억이.... :D


이건 사이언스데이에서 팔지않아서 G마켓이나 옥션에서 산 것 같다.

개별 주문하기에 배송료가 상품가격과 비슷한지라 두개 정도 주문해 사 두었다. 


▲ 뒷날개와 프로펠라 부분을 모두 완성하고.  

이 이후에는 종이를 붙이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아이들 손이 안 닿는 곳에 말려 두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물을 뿌릴 필요는 없었지만서도..


만든 시간이 밤이기도 해서 어차피 다음날에 날릴 수 있는 것이었는데 나도 꽤 기대가 되었다.


놀이터 아이들의 관심을 받다.

추석 연휴를 비롯해서 가끔 주말에 가서 이 동력기를 날리는데 우리 딸아이가 날릴 기회는 몇 번 없다. 한 두번 날리다 보면 놀이터 아이들이 모여들어 한번 날리게 해달라고 한다.


질문도 많다.

이 것을 아저씨가 만들었느냐니, 어디서 샀느냐느니 등등.


보통 아이들 다섯 여섯이 모여들어 순서를 매기고는 차례로 날릴 수 있게 해 준다. 내가 고무줄을 와인더로 감는 동안 아이에게 프로펠러와 몸체를 잡게 하고 고무줄을 몸체에 부착 한 후에 내가 간단히 날리는 법을 알려 주고 아이에게 날리게 한다.


서툴러서 바로 땅에 쳐박는 경우도 있고 날아가는 비행기를 아이 서너명이 우르르 따라가다가 날개가 찢어지거나 휜 경우도 있고....


날개종이의 경우 여분이 들어 있어서 많이 상한 부분은 뜯어내고 다시 바른 적이 있다. 살이 좀 상한 부분은 있는데 완전 꺽힌 것은 아니어서 몇 번 더 날리는데 사용가능해 보였다. 


대략 만원 정도 투자해서 몇 주간 재미나게 보내고 있다.


놀이터는 놀이 기구도 많고 아이들이 있어서 고무줄을 너무 많이 감으면 비행기가 놀이터를 이탈하거나 아이에게 부딪칠 수도 있어 좋지 않다. 대개 감을 수 있는 것의 70-80%만 감는다. 나중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 가서 실컷 감아서 날려 보고 싶더라. 몇 만원짜리 고급형도 있던데 그건 더 물리 갈 것 !


이번주말에도 비행기를 가지고 놀이터나 좀 넓은 공터에 가볼까 한다.


**

인터넷에서 얼핏봤는데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도 있더라. 종이로만 비행기를 접어서 멀리날리기와 오래 날리기 두 종목을 겨루는 대회인데 흥미있어 보였다. 아이들이 날것에 흥미를 보인다면 나중에 한번 같이 시도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했다. 


2013년 10월 6일 일요일 대전에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