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동경에 들어선 실물 크기의 건담
무슨 몇 십주년 기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도 1, 2년 전 동경에 학회차 갔을 때 시간을 내서 그 곳에 가보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동경 안으로 만만히 봤더니 지도 상에 저 건담이 위치한 곳은 동경의 맨 아랫 부분이었다.
결국 마지막 날에 조금 시간내서 가보려고 하다가 만만치 않은 거리와 이미 예약되어 있는 신간센때문에 계획을 접고 돌아왔었다.
저 건담이 세워진 건 3년 전 쯤으로 기억이 나는데 한국에서도 큰 화제였는데 일본 현지에서는 얼마나 시끄러웠겠는가. 당시 이 동네 언론을 잠시 잠시 본 것을 떠올려 보면 포털 메인에 저 사진이 자주 등장한게 기억이 난다.
가끔 일본 영화에서 나오지만 오타쿠들의 천국인 일본. 그런 오타쿠가 아니라도 대부분의 일본 중년 남성들에게 건담은 향수를 일으키는 대상이자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에너지 소스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로보트 태권브이 쯤 될까.
참고로 위의 사진은 페이스북 지인이 최근 저 곳을 방문하고 찍어 올린 것이다.
건담 시리즈를 보면서 한 생각. 정말 저런 걸 만들 수 있을까?
퍼스트 건담의 티비시리즈는 아주 길다. 옛날 옛적에 우연히 다운받아서 축약판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만 해도 거의 10시간에 육박했던 것 같다. 제법 오래된 작품인데도 꽤 괜찮은 퀄리티에 나름의 감동과 흥미를 주는 명작이었다.
[ '샤아의 역습' 극장판(으로 추정)]
여러 장면에서 의문은 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다. 특히 중력에서 벗어난 우주에서의 전투씬은 꽤 실현가능하지 않을까도 싶었다. 물론 아무로 같은 초능력은 논외이다만...
거대 로봇 제조의 어려움
이 것은 가끔 영화나 에니에 나오는 다른 행성의 거대생물 이야기와 연관이 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지구와 중력이 비슷한 경우에 인간보다 10배 정도 키가 큰 생물이 존재한다면 인간과 비슷한 비율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보다 부피가 몇 배 씩 증가할 수록 생명체가 지탱해야하는 중력의 부담이 급속도로 증가해서 골격을 비롯한 몸의 비율이 상당히 달라져야 한다는 게 관련 학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몸을 거대해진 몸무게를 지탱하려면 하체가 더욱 튼튼해져야할 테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족 보행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원숭이처럼 뛸 때는 안정성을 위해 손까지 사용하여 사족보행을 해야하는 경우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거대 로봇의 경우는 그런 무게를 견딜 골격을 제조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겠지만 조금 빠른 동작에서 생기는 여러 무게의 불균형을 얼마나 신속히 제어해서 전반적인 균형을 잡을 것인가도 아주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해결됐지만 초기의 스마트폰들의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빠른 배터리 소모였다. 전화 기능은 물론 여러 데이터를 다루고 그것을 넓은 화면에 고해상으로 출력을 해야하니 빨리 소모될 수 밖에.
이 것을 저런 거대 로봇에 적용해 보자. 저런 로봇이 우주에서 몇 시간 불꽃 튀게 싸우다가 행여 살아남아 생환하려면 얼마나 큰 에너지원을 속에 장착해야할까?
내 기억이 맞다면 애니 속에서도 원자력을 장착했다고 들은 것 같다. 애니 속의 로봇의 운동을 가능하기 위한 에너지 출력이 정말 가능할지 그리고 그 안전성은 어떻게 제어할지 꽤 어려운 문제라고 본다.
MS 08소대에서 보는 지구 위의 건담
사진 한 장 보고 떠오른 것들을 써 내려가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나중에 수정할 지언정 일단 계속 가 보기로 한다.
언젠지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나마 최근에 본 건담 시리즈가 MS 08소대이다. 지인으로 부터 건담의 지상전을 아주 현실적으로 잘 묘사했다는 말을 듣고는 찾아 본 걸로 기억한다.
우주에서 전쟁을 치르다 지구에서 첫 실전을 갖는 주인공도 처음에는 지구의 중력에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우리가 적응하고 살아서 잘 못 느낄 뿐이지 중력은 그렇게 만만하게 보면 안 될 존재인 것이다.
여러 신기술이 등장하긴 하지만 사막과 정글에서 싸우는 인간과 기계의 현실감 있는 장면들이 잘 기술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면 찾아보길 바란다.
어설픈 마무리
사진 한 장 보고 떠오른 것들을 써 내려가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나중에 수정할 지언정 일
아무튼 이렇게 하고 슬쩍 결론으로 넘어가자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건담과 같은 인간형의 비율을 가진 로봇을 만드려면 그 중력을 견디는 아주 아주 튼튼한 재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리가 길어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인데 이족 보행을 위한 골격 구조 디자인도 매우 난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경 오다이바의 건담 / 출처 : 히마와리님 블로그)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봐도 여러 전투에서 불안정한 기체의 균형을 잡고 파일럿의 생존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여러 상황대처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요구될 것이다. 내가 항상 신기해 한 것은 사방의 카메라로 파일런 주면의 모니터가 바깥 상황을 실제 상황을 보듯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 것은 하드웨어랑 상관이 많이 되겠지만 카메라 정보를 어떻게 잘 구성해서 파일럿의 관점에서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에너지원 측면에서는 저 거대한 몸체를 장시간 움직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레이저 빔과 같은 무기도 출력해야하는 그런 로봇의 에너지를 어떻게 공급하느냐이다. 간혹 사람들은 쉽게 핵분열이나 융합을 통해, 심지어 태양광 발전도 말하곤 하는데 출력제어도 문제지만 지상에 고정되어 있는 그런 녀석들의 통제도 쉬운게 아니다.
아다시피 작년의 지진이 핵발전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지진 이후의 해일을 맞는 핵발전소의 경우와 전쟁 상황 속에서의 급속한 이동과 폭격으로의 충격을 받는 로봇 중 어느 쪽이 더 제어하기 힘든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 로봇, 파일럿이 조종하는 로봇...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주제이긴 한데..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말과 함께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동경 오다이바의 건담 / 출처 : 히마와리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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