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왠만한 과학관련 연구동에 있는 주기율표이다.
하지만 이 주기율표는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해이면 연말 혹은 연초에 업데이트가 된다.
주기율표에서 전반적인 것은 눈에 띌만한 것이 없는데 왼쪽 상단의 열 세명의 수상자이다.
과학분야 수상자만 기록되어 있다.
▲ 왼쪽 위가 메존 이론의 유가와 히데키, 그 아래가 양자전기역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슈윙거와 파인만과 함께 노벨상을 받은 토모나가 신이치로이다. 유가와 히데키에 비해 조금 덜 알려졌는데 초창기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많다. 이 둘은 같이 교토대에서 공부했으며 이후 전후 일본 물리학계를 이끌게 된다.
유가와 히데키의 책들도 제법 나와 있지만 신이치로의 책은 시리즈로 10권 가까이 나와 있는데 아직도 훌륭한 명저로 평가 받고 있으며 젊은 과학도들에게 자양분이 되었다고 알고 있다.
나중에 신이치로에 대해 한 번 다룰 날이 있을 것이다.
바로 얼굴이 딱 눈에 들어오는 이는 안 보이고 그림의 맨 오른쪽 아래는 뉴트리노를 측정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코시바 마사토시이다. 흔치 않은 동경대 출신인데 기존의 물리학 및 과학계의 노벨상을 주로 교토대 출신이 독식한 것에 한(?)이 맺힌 정치가들(정치는 동경대들이 꽉 잡고 있다.)이 그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엄청 밀어줬다는 후문이 있다.
뉴트리노 측정을 위해서는 아주 고가의 검출기가 지하의 굴 속에 않이 많이 빽빽히 설치된다.
(설치된 검출기 아래 고인 물이 고여 있고 그 물 위에 실험실 사람이 배를 타며 점검하는 사진을 본 이가 있을 것이다.) 한창 실험이 진행될 때 그 검출기의 다수가 고장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하나당 수억원하는 검출기를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교체해 줬다고 하는 일화가 한 예이다.
아주 명확한 노벨상 수상에 어울리는 발견을 했으므로 노벨상을 받으려면 건강관리를 해서 오래 살아야된다..라는 말이 나돌았는데 결국 2002년에 수상했다.
필자도 뉴트리노 검출로 유명한 카미오칸데에 가 본적이 있는데 아주 깊은 산속에 있었고 겨울이어서 엄청 눈이 쌓여 있는 동네였고 옛날 광산으로 사용됐던 곳인데 아주 깊숙히도 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연구소에 여러 유명한 과학자의 방명록과 사인이 있었던 것도 기억난다.
▲ 나머지 오른쪽은 눈에 익은 사람이 많다.
위에서 두 번째는 학부출신의 기업연구가로서 노벨상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상업용 연구가 순수연구와 완전 거리가 있는건 아니지만 그가 노벨상 수상 소감 중에서 자신의 연구를 허용해준 기업에 감사한다고 한 것으로 기억한다. 흠흠.. 우리나라에는 이런 사례가 나오기 쫌 어렵겠지만..
나머지 2008년의 수상자 셋은 수상 제목인 passion for symmetry에서 알 수 있듯이 대칭성 연구로 양자장론 및 쿼크 모델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이다. 사진으로는 연배를 명확히 구분하기 힘들지만 코바야시나 마스카와는 남부교수의 이론을 공부하며 자란 세대이다. 젊었을 때 그의 이론을 공부하고 확장시켜 그와 함께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건 참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닐 수 없다.
남부교수의 국적은 미국이다. 미국의 시카고 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오사카 대학의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일본의 오사카에 집이 아직도 있다는데 시카고의 추운 겨울을 피해 일본집에 와서 겨울을 나고 다시 돌아가곤 한다고 들었다. 이 연구소에도 자주 방문했는데 사진이 제법 남아 있다.
▲ 그 밖에 전반적인 주기율표 모습을 보면 각 원소의 정보는 물론 우주와 지구에서의 원소 함량 등도 나와있다.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 84번은 마리퀴리를 기념한 폴로늄이 있고..
▲ 96번은 퀴리부부를 기념해서 퀴리늄이 있다.
마리퀴리와 같이 주기율표에 두번 나올만한 인물이 또 있을까.
최근에 들어 그녀의 짧은 전기를 훝어봤는데 당시 러시아의 식민지였던 폴란드의 국민으로서 외국인 프랑스에 유학을 가서 외국인이자 여자로서 차별당하며 그 위치까지 올라간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기적과 같았다.
1900년대 초반에 식민지 국민이자 여성이며 외국인으로써 타국에서 활동해 두 번의 노벨상 수상 등 과학계 및 사회 전반적 큰 공헌을 한 그녀의 인생은 한 번 꼭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99번은 아인슈타이늄. 100번은 페리뮴. 101은 멘델로비늄(?)
▲ 102번은 노벨리움이고 끝이 103번인가..
지금 우리나라 과학벨트에 짓고 있는 중이온 가속기의 주 임무 중의 하나가 새로운 원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간혹 관련분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새로운 원소를 한국에서 한국인의 힘으로 만들어서 한국과 관련된 이름을 원소에 붙여 주고 싶다고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2015년 즈음에 가속기가 완성된다고 했나 아마..
2010년까지 한번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 가 본 이는 알겠지만 교토대의 상징인 나무와 뒤의 본관 건물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주기율표는 본관에 들어가면 있는 기념품 판매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교토여행 많이 가는데 유적지도 좋지만 많은 노벨상을 배출한 교토대도 한 번 방문해 보고 관심이 있다면 주기율표도 하나 사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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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본의 19번째 노벨상 수상자로 교토대 교수가 결정된 것을 한국의 어느 언론에서는 한국은 과학계에 한명도 없고 열패감을 느낀다라고 썼다. 열패감을 괄호 열고 한자까지 적어놨던데...
아마도 그 기자는 학교다닐 때 쇄뇌된 성적지상주의를 아직도 못 떨치고 있는 것 같다.
그냥 그런 것이지 무슨 열패감까지 느끼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의 가치와 행복은 상대적인 비교에서 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평생 행복해 질 수 없다고 본다.
개항이나 근대화 면에서 일본은 60-80년 정도 우리보다 빨랐다.
수백 수천년전에 우리가 더 앞섰던 적이 있었듯이 근대의 역사의 흐름은 반대였다.
그냥 그런 것이었고 여러 근대적 역사를 딛고 여기까지 따라잡은 우리의 저력도 대단하다고 본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면 우리의 과학계도 언젠가 부흥할 날이 온다고 믿는다.
(2012년 10월 1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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