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시즌이면 어김없이 들리는 푸념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는 안하면서 성적이 잘나오길 바라는 심보라고 할까.
미국은 이미 300명 넘게 노벨상을 수상했고 일본도 올해 한명을 추가하면서 19명이 됐다지.
대선주자 등 정치인들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단골메뉴처럼 강조하긴한다.
수학은 국영수 강세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고 물리가 선택과목으로 여전히 간당간당해 보인다. 물리학회 전체가 이 점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지도 이미 오래전 이야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은듯 보인다.
그러고 보니 이전에 공대 1년생을 대상으로 물리실험을 가르친 적이 있다. 네 다섯학기 가르친 것 같다. 그런 실험조교로 공대로부터 등록금 지원을 받는건 흔한 일이었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기초이론을 가르치다 보면 어이없는 경우가 가끔 혹은 자주 발생한다. 고등학교 물리수준의 내용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서였다. 점수를 위해 물리보다는 화학이나 지구과학을 선택한 결과였다.
그래도 적어도 공대정도에 뜻을 품었으면 물리 정도는 듣고 와야하는게 아닌가 싶기는한데 과보다 대학 이름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식을 가진 이들이 다수라서 더 이상 논하기도 뭐하고..
가끔씩 실험시간에 점수를 주기위해 퀴즈를 내곤했는데 단골이
'아인슈타인이 무슨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나'
였다.
놀랍다고 하면 실례일지 모르겠으나 다섯학기 가량 맞춘 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광전효과가 상대론만큼 잘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과학동아나 뉴튼과 같은 청소년용 과학잡지나 아인슈타인 관련 서적을 본 이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은 되는데..
과학정책 관련해서는 내공이 안될 것 같고..
적어도 최근까지 내가 경험한 것들이나 감들은 기초과학 교육이 여전히 많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우리나라 과학교육 여건이 획기적으로 나아지려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조건 속에서 우선 노벨상 수상자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황우석 사건에서 보듯이 하나에 꽂히면 또 앞뒤없이 몰빵하는 분위기가 아닌가.
여러 사회운동처럼 과학자들도 서로 끈끈한 커뮤니티를 구성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겠으나 순수과학하는 사람일 수록 모래알처럼 뭉치기가 힘든 것도 더딘 발전의 하나인듯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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