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다윈 지능'에 대한 글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세 가지 오해와 새로운
이해라는 부분을 요약해 보고 내 생각을 덧 붙여 봤다.
별 것 아닌 글이지만 다시 한번 다윈과 그 이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세 가지 오해
저자는 구글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다윈에 대한 오해 열가지를 우선 소개하고 그 중에서 세 가지 오해에 대해 논한다. 세 가지 오해는 다음과 같다.
[1]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 사는 핀치와 거북을 보고 곧바로 그의 진화 이론을 떠올렸다.
[2] 다윈은 종교계와 사회로부터 받을 공격이 두려워 종의 기원의 출간을 미뤘다.
[3] 카를 마르크스가 그의 자본론을 다윈에게 헌정하려 했다.
[1]에 대한 (다윈지능) 저자의 해명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 사는 핀치와 거북을 보고 곧바로 그의 진화 이론을 떠올렸다.
우선 5년 간의 비글호 항해 동안 다윈이 갈라파고스에서 보낸 시간은 6주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그 갈라파고스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인 핀치라는 새 등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진화론은 오랜 시간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이론이라고 설명한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16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고 짧은 체류 기간 동안 그 많은 섬들의 수많은 동식물을 제대로 관찰할 시간은 없었고 표본 채집에 집중 한 것 같다고 말한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와서 분류하는 과정에서 종들의 다양한 분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윈도 영국으로 돌아 온 뒤 분류에서 여러 발견을 한 것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2]에 대한 (다윈지능) 저자의 해명
다윈은 종교계와 사회로부터 받을 공격이 두려워 종의 기원의 출간을 미뤘다.
다윈이 1903년대에 이미 자연 선택 메커니즘을 발견했음에도 출판을 미루다가 1858년 비슷한 발견을 알리는 윌리스의 편지를 받고서야 서둘러 출판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여러 작가들이 이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바람에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졌고 (다윈지능)의 저자도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출판을 미룬 이유로써 과학계 동료들의 반응, 종교계의 탄압, 신앙심 두터운 아내와 비글호 선장에 대한 배려, 사회적 물의에 대한 우려, 정신불안 증세 등 다양한 것들이 거론된다. 이들은 대부분 다윈과 관계된 편지를 확대해석한 데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식물에 대한 연구는 수십년 넘게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책에서 저자는 37년 걸린 식물에 대한 연구 등을 예를 든다. 이에 비해 27년이 걸린 다윈의 연구는 평범하며 단순히 '긴 준비'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 몇 학자들의 해석이다.
1858년 예기치 못한 윌리스의 논문이 출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지 다윈은 그 때까지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3]에 대한 (다윈지능) 저자의 해명
카를 마르크스가 그의 자본론을 다윈에게 헌정하려 했다.
생존경쟁과 마르크스의 계급투쟁을 그럴싸하게 엮으면 근사해 보여서 사람들 입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는 듯한데 사실 이 이야기도 수취인 불명의 한 편지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다윈이 어떤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롯되는데 자신에게 그 사람의 책이 헌정되는 것을 정중히 거절하는 내용이다. 이후 사람들이 수취인이 바로 마르크스라고 추정을 했고 다윈과 자본론을 엮었다. 하지만 이후의 여러 자료의 분석은 다윈의 편지를 받는 이는 마르크스가 아니라 마르크스의 딸의 애인임을 뒷받침한다.
주인공은 에이벌링이라는 사람인데 당시 다윈에 심취했으며 다윈에 관한 그의 논문들을 엮어서 1881년에 '다윈의 학생'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를 다윈에게 증정하려 했다는 것이다. 다윈의 편지와 에이블링의 유고들의 연구로 부터 현재 다윈의 편지가 마르크스가 아닌 에이블링에게 보내진 것임을 정설화하고 있다.
어슬픈 마무리
책을 다 읽은지는 2주 가까이 흘렀고 이 흥미로운 부분도 블로그에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잠시 시간이 나서 정리해 보았다. 처음엔 여러 오해에 대해 소개하고 그기에 얽힌 여러 이야기와 저자의 설명을 먼저 적고 학계에서 벌어지는 그런 오해에 대해 몇 자 적고자 했는데 내가 덧붙일 이야기는 별로 없어 보인다.
약간 뚱딴지 같은 소리지만 이전에 심취했던 괴테의 책에서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괴테와의 대화라는 책에서 괴테는 나폴레옹을 만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괴테는 동시대에서 나폴레옹의 흥망성쇠를 다 지켜보았고 그가 도살자, 독재자 등의 오명에 대해 자신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후 세대에서는 그런 객관적인 시각으로 나폴레옹을 평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뭐..다윈의 여러 오해들도 당사자들이 전부 사망한 상황에서 남겨진 부실한 자료들로 추정하는 것은 당연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다윈의 이론들에 관심이 있지 여러 시시콜콜한 주변사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나름 충분한 정보와 확인 없이 그에 대해 험담을 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다윈에 얽힌 오해에 대한 이야기 이후에는 달라이 라마와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 등 통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가지 않는 길'로 유명한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담을 고치며'라는 시의 한 구절이 소개되어 있다.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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