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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card

물질 반물질 비대칭에 관한 사하로프의 세 조건



안드레이 드미트리예비치 사하로프 (러시아어: Андре́й Дми́триевич Са́харов1921년 5월 21일 ~ 1989년 12월 14일) 는 소비에트 연방의 유명한 핵물리학자반체제 활동가, 인권 활동가이다. 1975년 소비에트 연방에서 인권 향상을 위한 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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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로프의 세 조건

우연히 본 논문에서 사하로프의 이름을 봤는데 그 옛날 학부 시절에 오래되서 너덜너덜한 '사하로프의 추억'이라는 책을 본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의 물리학의 발전을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담담하고 성실히 기록했는데 꽤 단백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하로프는 우주의 진화에서 다음의 세가진 조건이 있었다면 현재와 같이 물질이 더 많이 남아서 지금과 같은 우주를 형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조건 1] 우주의 진화는 바리온 양자수가 보존되지 않는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

똑같은 수의 물질 반물질로 시작한 우주에서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 중성자 등의 바리온들의 수가 그대로 보존되었다면 우주가 식는 과정에서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서 모두 소멸해 버렸을 것이라네요. 그렇다면 현재와 같이 물질로 이루어진 우주는 존재할 수 없었답니다.


따라서 우주의 진화에서 바리온 양자수가 깨지는 메카니즘이 필수적이겠죠.


[조건 2] C와 CP 대칭성 파괴를 포함해야 한다.

표준모형의 CKM(Cabibbo-Kobayashi-Maskawa)행렬에 의해 이 비대칭은 설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조건 3] 열역학적 평형으로부터의 이탈이 존재해야한다.

바리온 수의 비대칭 유지와 현재와 같은 우주의 진화를 위해서는 열역학적 비평형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표준모형으로는 조건1을 잘 설명할 수 없다.

현재의 표준모형은 현재의 우주의 물질-반물질 비대칭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비대칭과 관련된 CP비대칭을 설명하는 CKM행렬도 물질-반물질 비대칭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올해 화제가 되었던 힉스입자도 이러한 물질-반물질 비대칭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125-126 GeV/c정도 질량을 가지는 힉스입자 추정 물질로도 이 비대칭 시나리오를 설명하기는 무리라고 하네요.


제가 알기로는 올해의 힉스입자는 LHC 최대출력의 절반만을 이용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단계적으로 출력을 올려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물질 비대칭 시나리오를 설명할 수 있는, 좀 더 질량의 입자를 발견할 수도 있으며 이는 표준모형을 뛰어넘는 새로운 물리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답니다.


2015년 시작 예정인 KEK의 Belle II 실험

마스카와와 코바야시에게 노벨상을 안기기 위해 기획되었다고까지 알려진 Belle의 실험은 2010년 즈음에 끝났고 가까운 2015년에 표준모형을 뛰어넘는 새로운 메커니즘 연구를 위한 Belle II실험이 계획되었다고 합니다.


표준모형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위해 CERN의 LHC나 Belle II실험이 또 어떤 계획을 내 놓을지 공부하면서 천천히 지켜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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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어떤 필요에 의해 새물리 2012년 11월호의 '입자물리 표준모형 정밀 검증을 위한 이론-실험-시뮬레이션 연구'라는 논문을 본 후 일부를 정리해 본 것입니다. 다른 부분도 흥미로운 점이 있으나 오늘은 간단히 사하로프의 세 조건을 중심으로 옮겨 보았습니다.


아래 그림을 누르면 새물리를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아직 11월호가 업로드가 안된 모양인데 며칠 내 올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하로프의 조건은 물론 새물리라는 잡지의 소개를 겸해서 글을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