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nch/만년필 연구소

만년필 잡는 법, 쥐는 법



1

가끔씩 유입키워드를 보면 '만년필에 잉크 넣는 법'과 더불어 '만년필 잡는 법'이 자주 보입니다.


앞서도 몇 번 언급한 듯하지만 제 생각을 간단히 적어 보고자합니다.






일본의 만년필 안내서 등을 보면 펜을 가볍게 쥐고 슬슬 부드럽게 쓰라고 합니다.

펜몸통을 적당히 뒤에 잡고 펜촉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 그렇게 쓰는 것이 최상이라고 합니다.


왜 그런 조언이 효과적인지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저는 모든 경우에 맞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펜사인회에서 수백명에게 만년필로 사인하는 경우와 5mm정도 간격의 수첩에 

빼곡히 메모를 해야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두 경우의 필기는 확연히 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사인을 하는 경우는 정말 약간 펜의 뒷부분을 잡고서 펜촉에 힘을 적게 주면서 휘갈기듯 쓰는 것이 펜이나 손에 부담을 적게 주어 사인을 수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인하듯이 5-6mm간격의 수첩 선 안에 메모를 할 수 있을까요. 이 때는 좀 더 펜을 짧게 잡고서 세밀한 컨트롤을 위해 펜에 조금 더 힘을 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노력으로 펜에 힘을 적게 주면서 세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면서 만년필을 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 비싸지만 좋은 필기감을 만끽하기 위해 만년필을 쓰죠. 펜 잡는 위치나 필압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면서 필기감으로부터 오는 행복을 차감시킬려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3

그냥 간단히 지킬 하나의 원칙이라면 펜촉의 문양이 위로 향하게 하여 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전에 TV를 보니 김지하 시인이 몽블랑 만년필로 글을 쓰고 계시던데 펜촉 등이 지면을 향하게 하고 쓰시더군요. 종이와의 마찰에서 펜촉을 보호해주는 특수 금속이 펜촉 끝에 아래를 향해 붙어 있기 때문에 펜촉의 감을 제대로 느끼고 펜을 오래 쓰시려면 펜촉 등이 아래 사진과 같이 위를 향하게 하셔야죠.



그 밖에는 자신에 맞는, 혹은 자신의 필기 목적에 맞는 적당한 펜촉을 찾는 것과 펜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인할 때 쓰는 펜은 잉크가 풍부하게 나와야 스윽스윽 잘 써질테니까 M이상의 굵은 펜촉이 좋겠고 수첩이나 작은 공간의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F이하의 세필이 좋겠죠.


이전에 펜을 잡는 위치와 필압의 관계에 대해서도 쓴 글이 있는데 참고하셔도 될 듯합니다. 물론 제 

경험으로 부터의 제 생각이니까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필기법과 관리법을 알고 필기생활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련글]